사무실을 확장하려고 부동산을 보러 다니다가, 중개사님 소개로 꽤 괜찮은 매물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보러갔다. 그런데, 그 공간을 처음 마주한 순간, 마치 과거가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곳은 내가 한때 가깝게 지냈던 회사가 쓰던 공간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내게 “컨설팅을 받고 싶다”, “팀을 파견해 달라”고 했던 그 회사. 나는 그 말을 믿고, 내 사람들을 그쪽에 파견 보냈다. 그들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랐고, 진심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그들의 진짜 의도는 따로 있었던 걸까. 어느 날부터인가 그들은 내 팀원들과 더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결국 내게 아무 말도 없이 그들을 스카웃해갔다. 어느 순간, 우리 회사의 중요한 자료들까지 은밀히 가져갔다는 걸 알았을 땐,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사람을 잃고, 나를 다시 찾다
그때는 솔직히, 화도 났고, 자괴감도 컸다.내가 뭘 잘못했을까.
내가 리더로서 부족했기에, 내 사람들은 나를 떠난 게 아닐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결국 내가 건넸던 건 ‘기회’였고, 그들이 가져간 건 ‘사람’이 아니라 ‘겉모습’이었다.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능력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리더는 본질로 사람을 이끈다. 내가 분노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던 건, ‘사람을 잃었지만, 본질은 잃지 않았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나는 더 단단해졌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팀을 꾸려야 하는지, 어떤 철학으로 회사를 이끌어야 하는지를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걸 배웠다. “진짜 리더십은 사람을 붙잡는 게 아니라, 사람을 성장하게 만드는 것이다.”
데려갈 수 없는 것, 본질
그 회사는 결국 인력만 데려가면 모든 게 될 줄 알았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유능한 인재들을 확보한 것 같지만, 본질이 없는 구조는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는 어떤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라, 철학과 가치로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그 철학 없이 사람만 빼가면, 결국 ‘껍데기’만 남는다.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니, 오히려 그 사건은 내게 귀한 수업이었다.
그 일 없었으면, 나는 여전히 사람을 너무 믿고, 너무 많이 퍼주기만 했을 것이다.
이제는 안다. 신뢰는 주되, 지켜야 할 선은 명확히 해야 한다는 걸.
다시, 나의 길을 걷는다
사무실을 다시 구하면서 그 공간을 마주했을 때, 묘하게 웃음이 났다.
예전 같았으면 억울함이나 분노가 먼저 치밀었을 텐데, 이번엔 그냥 “아, 여기에 이런 일이 있었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건 내가 그 사건을 넘어섰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했던 건, 매일매일 성실히 걸어온 나의 발걸음 덕분이었다.
결국 진짜 힘은 성실함에서 나온다. 하루를 어떻게 쌓느냐가,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그때 깨달았다.
그들이 사람을 데려갔어도, 나의 철학과 내 성장은 가져가지 못했다.
내 길은 여전히 내가 만들고 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가끔은 억울한 일이 일어난다. 누군가 내 노력을 가로채고, 내 사람을 데려간다.
그럴 때마다 생각하자. “나는 어떤 철학으로 이 길을 걷고 있었는가?”
그 본질만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방해도 결국 지나간다.
성공이란, 내 본질이 어디에 닿아 있는지를 계속 증명해나가는 과정이니까.
카톡 내용 보니…이때나 지금이나, 돈이 많던 적던, 상도덕 없는놈들 보면 참을수가 없는건 똑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