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게 태어난 건 내 잘못이 아니지만…

예전에 친구 집에서 키우던 물고기를 본 적 있다. 손바닥만 한 작은 어항 속에서 하루 종일 뱅글뱅글 도는 게 다였다. 물은 맑고 먹이도 충분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친구가 그 물고기를 조금 더 큰 수조로 옮겼더니, 이상한 일이 생겼다. 물고기가 넓은 공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계속 전에 있던 작은 구역만 맴도는 거다. 자기 세계가 거기까지였던 거다. 바깥은 ‘모르는 곳’이자 ‘위험한 곳’이었다. 그게 무섭고 익숙하지 않아서, 이미 넓어졌는데도 갇힌 채로 산다. 어릴 때부터 묶여 있었던 동물은, 아무리 힘이 세도 더 이상 자신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그 밧줄에 묶여 산다. 그리고 그 줄의 이름은 ‘가난’이다. 단순히 통장에 … 더 읽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