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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실패를 했다. 신사업을 추진했다가 망한 적도 있었고, 투자라 이름 붙인 도박에서 돈을 날린 적도 있다. 심지어 사람을 잘못 믿어 상처받은 일도 많다. 당시에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 실패들이 나를 가장 크게 채워주었다. 실패는 내 통장에서 돈을 빼갔지만, 동시에 내 인생 통장에 경험이라는 잔고를 계속 쌓아왔다.

사람들은 성공담을 듣고 싶어 하지만, 정작 배움은 실패담 속에 숨어 있다. 나는 성공에서 얻은 교훈보다 실패에서 얻은 깨달음이 훨씬 오래가고, 훨씬 더 날카롭다고 느낀다. 성공은 마치 단맛이 강한 사탕 같아서, 잠깐은 기분 좋지만 금세 사라진다. 반면 실패는 쓴 약 같다. 목구멍을 타고 내려갈 때는 괴롭지만, 그 약이 몸을 단단하게 만든다.

나는 지금도 실패한다. 예전만큼 큰 돈을 잃지는 않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마다 “아직도 나는 배우는 중이구나”라는 걸 실감한다. 인생에서 실패가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은 없다. 하지만 이제는 그 실패가 두렵지 않다. 실패가 올 때마다 내 안의 자산이 조금씩 더 두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책상 앞에 앉아 투자서적 수십 권을 읽는다고 해서, 돈이 불어나지는 않는다. 머리로는 ‘리스크 대비 리턴’이라는 단어를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그게 무슨 뜻인지 와닿지 않는다. 마치 수영 교본을 달달 외워도 실제 물에 뛰어드는 순간 몸이 얼어붙는 것과 같다. 머리는 알지만, 몸은 모른다. 결국 경험이라는 물이 없다면 지식은 메마른 씨앗에 불과하다.

왜 사람은 망해봐야 배우는가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망한 경험”을 최소 한두 번은 갖고 있었다. 돈을 날리거나, 사람을 잃거나, 자존심을 구겼던 기억. 그때는 세상이 끝나는 줄 알지만, 몇 년 지나고 나면 그게 자산이 된다. 실패가 주는 교훈은 이상하게도 성공보다 오래 남는다. 그래서 워런 버핏조차 “ETF나 사라”라며 평범한 투자자를 말린 거다. 실패라는 수업료를 치를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게는, 차라리 자기계발이 훨씬 안전한 투자라는 뜻이다.

남의 말은 씨알도 안 먹힌다

누군가 옆에서 “이건 위험해”라고 귀에 피나도록 말해줘도, 사람은 끝내 자기 손으로 불을 잡아봐야 안다. 아이가 촛불에 손가락을 대보고서야 뜨겁다는 걸 깨닫는 것과 똑같다. 이걸 모른 채 평생 남의 말만 듣고 조심조심 살다 보면, 결국 남의 경험으로만 살아가는 인생이 된다. 그건 부자가 될 수 없는 삶이다. 왜냐하면 큰 리턴은 남의 말 뒤가 아니라, 내 경험 뒤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자산을 돈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돈은 상황 따라 잃고 얻는다. 진짜 자산은 그 과정에서 남은 경험이다. 두 번 망하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 그게 자산이다. 경험은 은행에 넣어둘 수 없지만, 위기 때 꺼내 쓸 수 있는 유일한 비상금이다.

돈은 잃으면 다시 벌면 된다. 하지만 경험은 한 번 쌓이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망했을 때 남는 건 통장 잔액이 아니라, 그 과정을 견디며 배운 감각과 태도였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위기 때 나를 구해주는 진짜 자산이었다. 남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해서 과소평가하지만, 이 보이지 않는 경험이야말로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재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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