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로 6년째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졸 출신으로 시작해 명문대 출신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해봤습니다.
현재는 정규 팀원 25명과 프리랜서 25명, 총 50명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변에서 100명, 많게는 800명 이상의 조직을 이끄는 대표님들도 가까이에서 지켜봤습니다. 잘되는 회사와 무너지는 회사, 빠르게 성장하는 대표와 그 자리에 머무는 대표, 회사를 키우는 팀원과 조직을 힘들게 하는 팀원도 많이 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좋은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요?”
“좋은 대표는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팀원이 좋은 팀원인가요?”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누구나 좋다고 말하는 삼성, SK하이닉스, 카카오, 네이버에서도 매년 퇴사자는 나옵니다.
연봉이 높아도 떠나고, 복지가 좋아도 떠납니다. 사람마다 원하는 것과 성장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 기준은 분명합니다.
좋은 회사란, 돈을 많이 벌며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회사가 망하는 이유는 결국 하나입니다.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비전을 말하고, 팀원들에게 잘해주고, 근사한 복지를 제공해도 계속 적자가 나면 결국 무너집니다.
회사는 동아리도, 자선단체도 아닙니다.
먼저 이익을 만들어야 팀원의 연봉을 올려주고, 성과급을 지급하고, 더 좋은 환경과 복지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좋은 회사는 영업이익을 많이 내고, 그 성과를 회사의 성장과 팀원들에게 적절히 배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저도 실제로 한 팀원에게 세후 인센티브 2,500만 원을 한 번에 지급해 본 적이 있습니다. 회사의 성과에 크게 기여했다면 확실하게 보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어려운 말이 바로 ‘적절히’입니다.
얼마를 보상하고, 어디까지 복지로 제공하며,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배분할 것인지 정하는 일이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회사는 반드시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도 회사의 규모, 이익, 성장 단계에 맞춰 매년 조금씩 바꿔야 합니다.
특히 복지가 가장 어렵습니다.
복지는 늘리기는 쉽지만 줄이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고마워하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당연한 권리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지가 조금만 줄어도 원래부터 자신의 것이었던 것을 빼앗겼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더 큰 문제는 복지를 과하게 제공했을 때입니다.
저는 과한 보상과 복지가 오히려 팀원의 메타인지를 무너뜨리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시장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만들고 있는지, 지금 받는 대우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과보다 훨씬 많은 보상을 계속 받다 보면 그것이 자신의 당연한 몸값이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기대치는 계속 올라가지만 실력과 시장가치는 따라오지 않습니다. 결국 어느 회사에 가도 만족하지 못하고, 본인도 불행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무조건 많이 주는 것이 좋은 복지는 아닙니다.
팀원이 만든 성과와 회사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보상해야 합니다. 잘한 사람에게는 확실히 주되, 감정이나 분위기에 휩쓸려 무리하게 퍼줘서는 안 됩니다. 회사도 지속할 수 있고 팀원도 자신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을 찾아야 합니다.
일부 강성 노조의 사례를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과 미래 경쟁력은 생각하지 않고 당장의 임금과 복지만 계속 요구하면 투자 여력이 줄고, 결국 회사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사라지면 지켜야 할 일자리도 함께 사라집니다.
복지는 선의만으로 운영하면 안 됩니다. 성과, 기여도, 시장가치, 회사의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복지의 목적은 모두를 무조건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팀원이 더 좋은 환경에서 성과를 내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도록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돈을 많이 버는 회사가 최고라는 말이 차갑게 들릴 수 있지만, 결국 돈을 잘 버는 회사에서 복지도 나오고 연봉 인상도 나옵니다. 팀원도 더 큰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자신의 커리어와 몸값을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대표와 팀원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노동집약적이고 성장 가능성이 낮은 사업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자영업이나 단순 배송처럼 사람이 더 많이 일해야만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는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위메프, 티몬, 홈플러스에서 일했던 팀원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았던 것이 아닙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을 겁니다. 하지만 회사가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결국 무너집니다.
결과론적으로 시장은 노력 자체보다 만들어낸 가치를 평가합니다.
좋은 대표란, 배울 것이 있는 대표입니다
대표가 인간적이고 따뜻하면 당연히 좋습니다. 팀원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배려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무능하지만 착하기만 한 대표보다 성격은 조금 까칠하더라도 능력 있는 대표에게 배울 것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인격적으로 사람을 모욕하고 함부로 대하는 행동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말하는 핵심은 ‘착함’만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좋은 대표는 계속 성장해야 합니다.
돈을 벌어오고, 시장의 변화를 읽고, 사업의 방향을 정하며, 팀원들에게 더 큰 기회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그 대표에게서 영업이든, 마케팅이든, 의사결정이든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팀원도 회사에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이 배우고 자신의 몸값을 높일 수 있습니다.
대표에게 배울 것이 없다면 팀원은 회사와 함께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대표가 빠르게 성장하고 큰 성과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가까이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좋은 대표는 단순히 월급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의 다음 수준을 보여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좋은 팀원이란, 자신의 역할 안에서 성장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팀원 역시 한 가지 모습으로 정의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찾고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회사의 방향을 이해하고 자기 일처럼 고민하는 사람은 조직의 성장을 빠르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모든 팀원이 주도적이고 창의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해진 일을 정확하고 꾸준하게 수행하는 사람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역할과 기준이 명확한 일을 맡기면 됩니다. 모든 선수를 공격수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의 강점에 맞는 포지션을 주는 것이 대표의 역할입니다.
다만 어떤 역할이든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져야 합니다.시키는 일만 하더라도 더 정확하고 빠르게 해내는 사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사람, 자신의 업무 수준을 조금씩 높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좋은 팀원입니다.
반대로 아무리 오래 함께해도 배우려 하지 않고, 성과는 그대로인데 요구만 커진다면 회사와 함께 가기 어렵습니다.
회사는 가족이 아니라 스포츠팀에 가깝습니다
아무리 잘해줘도 떠날 사람은 떠납니다.
연봉을 올려줘도 떠나고, 성과급을 줘도 떠나며, 인간적으로 잘해줘도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납니다. 그것을 배신이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 모든 사람을 붙잡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회사는 스포츠팀과 비슷합니다.
저는 감독이고, 팀원들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입니다. 좋은 선수가 떠나면 아쉽지만 새로운 선수를 영입해야 합니다. 필요한 포지션에 적합한 선수가 없다면 계속 찾아야 하고, 기존 선수의 기량이 떨어지면 훈련시키거나 포지션을 바꿔야 합니다.
팀의 목표는 모든 선수를 영원히 붙잡아두는 것이 아니라 계속 좋은 경기를 하고 승리하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A급 인재가 A급 인재를 데려오고, B급 인재는 C급 인재를 데려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대표부터 최소한 A급에 가까워져야 A급 인재가 옵니다.
대표가 실력도 없고 비전도 없으며 돈도 벌지 못하는데 좋은 인재만 오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뛰어난 사람은 자신이 배울 수 있고, 더 큰 성과를 만들 수 있으며,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합니다.
대표가 C급이면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C급이나 D급 인재가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 사람들과 부딪치며 사람을 성장시키는 법, 일을 나누는 법, 기준을 세우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대표의 실력이 올라가면 점차 B급, A급 인재들이 합류하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회사의 성장 속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결국 좋은 회사, 좋은 대표, 좋은 팀원은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는 더 많은 이익과 가치를 만들어야 하고, 대표는 구성원에게 배울 것을 줄 만큼 성장해야 하며, 팀원은 자신의 역할 안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키는 구조가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좋은 회사가 됩니다.
착하기만 한 회사도, 복지만 많은 회사도, 열심히만 하는 회사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돈을 벌고, 가치를 만들고, 성과를 공정하게 나누며, 함께한 사람의 몸값까지 높여주는 회사.
제 기준에서 좋은 회사는 그런 회사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회사 이야기만 나오면 꼭 이런 말이 나옵니다.
“너무 잘해주면 안 된다.”
“적당히 해줘야 한다.”
“직원은 결국 다 떠난다.”
“대표도 이용하고, 직원도 이용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생각에 너무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어차피 세상에서 가장 많은 것이 회사이고, 사람입니다.
평생 함께할 사람도 있고,
몇 달 함께하다 떠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대표도 사람을 잘못 뽑을 수 있고,
팀원도 회사를 잘못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서로를 미워하거나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적당히 하는 사람은 대표가 대부분 압니다.
일하는 모습을 매일 보다 보면,
누가 진심으로 하는지,
누가 딱 시키는 만큼만 하는지,
누가 책임감을 가지고 움직이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그래서 결국 그에 맞는 기회와 대우를 받게 됩니다.
반대로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결국 그 회사를 떠나 더 좋은 곳에서 인정받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실력 있고 성실한 사람은 언젠가는 누군가가 알아봅니다.
그래서 저는 “적당히 하라”는 말이 가장 위험한 조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손해 볼까 봐, 이용당할까 봐, 미리 선을 긋고 적당히 하는 순간, 가장 크게 손해 보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입니다.
저는 대표지만, 어차피 제가 직접 뽑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함께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최대한 잘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선 안에서.
물론 기준은 분명하게 세우면서.
하지만 괜히 계산하고, 괜히 의심하고, 괜히 벽을 세우면서 함께 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람은 결국 사람에게 남습니다.
회사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지만, 성장은 결국 사람이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최대한 잘해주려고 합니다.
떠날 사람은 떠날 것이고,
남을 사람은 남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적당히 사는 법을 배우기보다,
진심으로 함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훨씬 가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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