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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엔 관심 없다, 기부에 대해

생각보다 강의가 너무 잘됐다. 사업도 덕분에 훨씬 더 탄탄해졌고,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섰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나를 믿고, 선택해주고, 그 귀한 시간과 돈을 나에게 써준 모든 분들에게. 정말 말 그대로 ‘나를 믿어준 사람들’ 덕분에 지금 내가 여기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언제나 가족이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고, 내 주변 사람들이다. 그 우선순위는 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고마움을, 내 방식대로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까.”

누군가에겐 작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아무 의미 없을 수도 있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타이밍에, 조금씩 ‘나눔’이라는 걸 시작해보려 한다.

그래서 기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뭔가 대단한 결심을 한 건 아니다. 그냥 어느 날 문득, ‘이제는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처럼 거창하게, 몇 억씩 쾌척하는 것도 아니고, 어디 단체에 이름 올릴 생각도 없다.

이 글을 쓴다고 해서 반드시 기부를 하겠다는 선언은 아니다. 그냥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을 솔직하게 적어본 거다. 사실 이런 얘기를 꺼내면, 어디에 했냐, 얼마를 했냐, 왜 아직 안 했냐고 자신이 심사위원이라도 된 듯이 굴려는 사람들도 있다. 기부는 자발적인 것이어야 하고, 그래야 진짜로 마음이 담긴 행동이 된다. 누가 등 떠밀어서 하는 순간, 그건 이미 ‘좋은 일’이 아니다.

그냥 내가 좋자고 하는 거다.

세상이 정한 정의의 기준에 딱히 맞출 생각은 없다.

“선한 영향력”, “사회적 책임”, “착한 소비”…

말은 그럴싸하지만, 정작 그걸 말하는 사람들조차 그 말에 갇혀 사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나는 굳이 그렇게 포장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단순하다. 기부를 하려는 이유는 네 가지다. 세금에 도움이 되고, 이미지 관리에 쓸 수 있고, 나눴을 때 돌아오는 게 많았고, 무엇보다 내 기분이 좋아서. 이유가 이렇다고 해서, 기부의 진심이 가벼운 건 아니다. 오히려 더 진짜에 가깝다.

돌아보면, 처음부터 내가 남을 돕는 데 관심이 많았던 건 아니다.

처음으로 느낀 감정.

솔직히 말하자면, 2017년쯤, 대학교 다닐 때. 스펙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에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신청한 2박 3일짜리 프로그램이었다.아이들을 돌보는 기관이었는데, 정확히는 어린이집 같은 곳이었다.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다. 그냥 시간만 채우면 되겠지, 그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이상했다. 기분이, 이상하게 좋았다.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밥 먹이고, 말도 안 되는 장난을 받아주고, 그 짧은 3일 동안 내가 이상할 만큼 활력을 느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건 생각보다 큰 에너지를 주는 일이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질문으로 시작했지만, 돌아오는 길엔 ‘이걸 또 하고 싶다’는 마음이 남았다.

그때 느꼈다. 선한 일이라는 건, 남을 위한 일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는 걸.

그 이후로도 몇 번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무언가를 나눌 때, 꼭 돈이 아니더라도, 내가 가진 걸 누군가에게 건넸을 때 마음속 어딘가가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집 안에 쌓인 짐을 하나 치워낸 것처럼, 내 안에 여백이 생겼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내 방식대로 하면 된다

쇼핑이 스트레스를 날려주듯, 기부는 불안과 허무를 정리해준다. 이왕 돈을 쓰는 거라면, 한 번쯤은 누군가를 위해 쓰면 좋을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누군가를 ‘위해’라기보단, 나를 위해서 누군가에게 쓰는 것이다.

거창할 필요 없다. 삼성도 아니고, 빌게이츠도 아니다. 연예인들이 몇 억씩 기부하는 뉴스를 보면 솔직히 대단하다 싶다. 근데 또 그런 뉴스 밑엔 꼭 이런 댓글이 달린다.

“그 돈 벌어서 그 정도밖에 안 하냐?”

웃기지 않나. 기부를 했더니 욕을 먹는다.

어느 순간부터 기부는 순수한 행위가 아니라, 평가받는 무대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그냥 내 방식대로 하기로 했다. 단체보다는 내가 마음이 가는 곳. 눈에 보이는 사람, 혹은 내가 직접 느낄 수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금액이라도, 그게 진심이면 충분하다고 믿는다.

나는 현실적이다. 기부를 하면 세금 혜택도 있고, 장기적으로 내 이미지 관리에도 쓸 수 있다. 그걸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로 내가 기대하는 건 그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던 그날의 기분이다.

아무런 계산 없이 웃고 있던 아이들. 그 순간만큼은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기부가 누군가를 위한 척하는 행위가 되는 게 아니라, 정말 나 자신을 위한 행위가 되었으면 한다.

누군가를 위해 하는 척하지 않겠다. 결론적으로, 나 좋자고 한다. 그게 뭐 어때서. 나는 나의 기준대로 산다. 내가 믿는 방식으로, 기부도 그렇게 하고 싶다. 내가 어릴적에 저렇게 쓴거 보니, 가정교육 잘받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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