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나는 우연히 출퇴근길 블로그로 돈을 벌수 있다는 유튜브를 보고 중고거래 앱을 켰다. 당근마켓에서 모니터+본체 등 다해서 40만원정도로 컴퓨터를 하나 맞췄다. 별 기능도 없는 평범한 PC. 그게 전부였다. 당시의 나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블로그에 아무리 글을 써도 조회수는 겨우 두 자리를 넘기기 바빴다. 수익은 물론 0원. 그저 타자 치는 연습이라도 하자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매일 써봤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썼고, 아무런 반응이 없어도 다음 날 또 썼다. 돌아보면 그게 전부였다. 돈이 없었고, 기술도 없었지만, 매일 무언가를 써냈다. 세상은 그런 사람을 쉽게 지나치지만, 이상하게도 ‘기회’는 그런 사람을 기억하는 법이다.
최근 출간한 책이 정식으로 서점에 깔렸다. 그런데 이 책의 시작도 대단한 게 아니었다. 무료 전자책 PDF였다. 블로그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나눴고, 사람들은 그것을 프린트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특히 50대 이상, PDF로 변환도 어려우실텐데 출력까지 해가면서 공부하는게 마음에 걸렸다.
나는 그 프린터기 소리들을 상상했다. 거실 한 켠, 테이블 위에 종이를 한 장 한 장 펼쳐놓고 줄을 긋고 필기를 하며 따라오던 그 모습들. 그 진심 앞에서 ‘좀 더 제대로 만든 종이책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그냥 수강생들 대상으로 무료로 줘야지 하고 만들다보니 욕심이 생겨 2~3개월 수정을 하다보니 퀄리티가 너무 좋아졌고 정식 출판으로 이어졌다.
눈에 보이는 보상보다 오래 가는 경험
에어팟, 노트북, 현금… 이벤트를 준비하다 보면 이런 눈에 띄는 보상들이 떠오른다. 실제로 이벤트에 참여하게 만드는 데는 이런 것들이 효과적이다. 나 역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땐 그런 유혹에 끌렸었다. 체험단에 뽑히면 제품을 준다더라, 글 쓰면 뭔가가 생긴다더라.
하지만 진짜 오래 가는 보상은 그게 아니었다.
기억에 남는 건, 그런 걸 받아본 날이 아니라, ‘내가 처음 온라인에서 돈을 벌었던 날’이었다. 3,000원이었나. 그 조그마한 수익이, 그 이상하게 설레는 감각이 내 인생을 통째로 바꿨다. 이게 된다면, 계속 해볼 만하겠다는 감각. 그게 모든 변화의 시작이었다.
사람들은 아직도 블로그를 너무 가볍게 본다. ‘기록용’, ‘일기장’, ‘리뷰’ 정도로 여긴다. 하지만 나는 블로그로 전자책을 만들었고, 강의를 열었고, 브랜드를 만들었고, 책을 출간했다. 회사도 생겼고, 팀도 생겼고, 지금은 20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블로그는 글 하나 올리고 끝나는 플랫폼이 아니다. 그건 ‘씨앗’이다. 심고, 매일 물 주고, 해 쬐고, 바람 맞고… 그러면 자란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그리고 그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그 열매가 또 다른 기회를 낳는다. 그렇게 다시 숲이 된다.
진짜 선물은 용기다
이번에 만든 종이책은 단순히 정보를 나누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나는 당신이 ‘온라인에서 뭔가 해봤다’는 경험을 얻게 되길 바란다. 그것이 가장 오래가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한 줄이라도, 하나라도 써보면 달라진다. 이건 기술이 아니다. 방향이다. 당신의 가능성을 향한 첫 시도다.
그래서 책도, 강의도, 이벤트도… 결국 전하고 싶은 건 하나였다.
“당신이 해볼 수 있다”는 그 감각.
지금 가진 걸로 충분하다
사람들은 시작을 거창하게 하려 한다. 그래야 덜 부끄러울 것 같고, 실패해도 변명이 있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그런 건 없다.
누군가는 말한다. “그럼 이제 성공하셨네요.”
아니, 그건 모르겠다. 단지 매일 해온 일을, 멈추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누군가 그걸 읽어줬고, 공감해줬고, 같이 해보겠다고 나서준 거다.
나는 그게 더 감사하다. 책이 매대에 놓였다는 사실보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프린트하고, 줄을 긋고, 자기 삶의 방향을 조금이라도 바꾸려 했다는 사실. 그게 내게는 진짜 선물이었다.
당신도, 지금 그 사소한 걸 해보면 된다 처음엔 다 그렇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다. 돈도 없고, 장비도 부족하고, 시간도 없다고 느껴질 때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사실 시작에 필요한 건 그게 아니다.
그저 오늘 한 줄 쓰는 것, 그게 전부다. 40만 원짜리 컴퓨터가 없으면, 지금 가진 스마트폰으로도 된다. 종이책 만들겠다는 마음이 없어도, PDF 하나 나누겠다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작지만 분명한 한 걸음을 매일 내디디면, 어느 날 당신의 이야기도 누군가의 책장에 꽂혀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는, 그 사소한 실행의 결과다. 그리고 그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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